우리 병원이 문을 닫으면 대구·경북에서 목숨이 위태로운 중증 화상 환자들은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다가 골든타임을 놓치게 됩니다. 화상 환자는 언제 어디서 다칠지 몰라요. 사회적 약자가 많이 당하는 사고이기도 하죠. 우리 의사들이 1년 365일 제 자리를 지키는 이유입니다.”
대구·경북의 유일 화상전문병원인 대구푸른병원 김상규(57·사진) 원장은 14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대구·경북에서는 우리 병원을 제외하면 화상을 전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병원이 없다”며 “화상 치료 거점병원으로서 중증 응급 화상진료를 맡는 4차 의료기관이라서 진료를 멈출 수 없다”고 밝혔다. 대구 중구 태평로에 있는 대구푸른병원에서는 김 원장을 비롯한 전문의 6명이 하루 평균 200명 환자를 보고 있다.
김 원장은 “전문의 개인 입장은 각각 다르겠지만 지역사회 내에서 우리 병원 역할을 생각하면 정상 진료를 해야 한다”며 “권역별로 화상전문병원은 5곳 있는데 한 지역 병원이 문을 닫아 환자가 다른 곳으로 가게 되면 골든타임을 놓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신 면적 30% 이상 화상을 입은 중증환자의 골든타임은 1시간 30분에 불과하다. 화상 환자가 제때 치료를 못 받으면 평생 심각한 기능장애와 화상 흉터와 더불어 마음의 상처도 떠안고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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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4 문화일보 권도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