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사랑] 화상 입은 아들 뇌 정지·지적장애 1급…삶이 멈춘 엄마
|남편과 이혼 후 다섯 살 아들 전신 화상, 치료 중 뇌 정지와 지적장애
|외로워 간병 일 하며 살아…친정엄마마저 치매 걸리고 사기까지 당해
지난 4월의 어느 밤 대구의 한 원룸 건물. 삶에 의욕을 잃어버린 서혜미(가명·58) 씨는 세상을 떠나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었다.
'펑'
얼마 뒤 큰 폭발음이 났다. 구멍 낸 가스통에 작은 불꽃이 튀면서 불이 붙었다. 불은 순식간에 서 씨 몸을 덮쳤다. 다행히 이웃의 신고로 서 씨는 병원으로 옮겨졌다. 몸에 화상을 가득 입은 그 순간에도 서 씨는 구급대원에게 제발 병원에 데려가지 말라고 사정했다. 치료를 받는다고 해도 감당할 수 있는 병원비도 없었다. 그만큼 사는 게 너무 힘들었다.
(중략)
2천만원의 빚만 떠안고 지난해 11월 대구로 내려온 서 씨. 시설에 있는 아들을 위해서라도 어떻게든 살아보고자 간병인 일을 계속했지만 2개월 만에 손목이 부러지면서 일이 끊겼다. 빚은 갚아야 하는데 당장 월세마저 낼 돈이 없다. 곁에 남은 가족도 더는 없다. 악순환 속 이젠 1천만원의 병원비까지 쌓여버렸다.
그렇게 차츰차츰 삶의 의욕을 잃어간 서 씨. 그런 그는 한참 뒤 "살고 싶어요…"라며 눈물을 흘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