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이란 성인에서 수축기 혈압이 140mmHg 이상이거나 이완기 혈압이 90mmHg 이상일 때를 말합니다.
고혈압은 우리나라 성인의 약 30% 이상에서 발견되는 아주 흔한 질환이며, 외국의 27% 정도보다 오히려 높은 유병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고혈압은 관상동맥질환과 뇌졸중, 신부전 등 전신에 걸쳐 다양한 합병증을 일으키며 이 중 상당수는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직접적으로 위협할 정도로 심각한 문제를 발생시킵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고혈압은 증상이 없으므로 혈압을 측정해 보기 전까지는 진단이 되지 않고, 진단이 되더라도 환자 자신이 치료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2011년 국민건강영양조사의 통계에 따르면 만 30세 이상에서 고혈압의 유병률은 28.5%로 2007년 24.6%에 비해 증가 경향에 있고, 본인이 고혈압 환자라는 것을 알고 있는 인지율이 66.9%, 고혈압 환자임을 알고 치료 받고 있는 비율인 치료율이 61.1%, 실제로 치료 받아 잘 조절되고 있는 환자는 42.9%(유병자 기준)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바로 이런 이유로 고혈압을 “침묵의 살인자”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종류
고혈압은 그 발생원인에 따라 다음 두 가지로 구분합니다.
1) 1차성 고혈압
“본태성 고혈압”이라고도 하며, 원인이 명확하지 않은 고혈압을 의미합니다. 우리나라 고혈압 환자의 대부분은 1차성 고혈압에 해당합니다. 1차성 고혈압은 전체 고혈압 환자의 90-95% 이상을 차지합니다.
본태성 고혈압이 생기는 이유는 명확하지 않지만, 소금을 필요 이상으로 많이 섭취해서 체내 혈류량이 증가하거나 또는 여러 가지 호르몬의 균형이 맞지 않아서 말초 혈관의 저항이 커졌을 때 생기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고혈압이 잘 발생하는 위험인자로는 고혈압의 가족력(유전적 성향), 음주, 흡연, 고령, 운동부족, 비만, 짜게 먹는 식습관, 스트레스 같은 환경적 혹은 심리적 요인 등이 있습니다.
2) 2차성 고혈압
2차성 고혈압은 어떤 질환이 원인이 되어 혈압이 높은 경우입니다. 비교적 젊은 사람들에게서 발견되기 때문에 젊은 사람이 고혈압으로 진단된 경우에는, 그 원인 질환을 찾아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신장 질환이나 부신 종양, 일부 선천성 심장질환 등 다양한 질환이 원인이 될 수 있고, 일부 약물도 2차성 고혈압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2차성 고혈압의 원인으로는 신장 질환(만성 신부전과 신혈관성 고혈압)이 가장 많습니다.
전체 고혈압 환자의 5~10% 정도를 차지하며, 1차성 고혈압에 비해 고혈압이 갑자기 나타나고 혈압도 상대적으로 더 높은 경향이 있습니다. 이완기 혈압이 120mmHg 이상의 심한 고혈압이나, 망막 질환을 동반하는 고혈압의 경우 2차성 고혈압을 의심하고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2차성 고혈압은 원인 질환이 발견되면, 이를 제거하여 고혈압을 치료합니다.
위험인자
고혈압의 위험인자는 크게 환자가 노력해도 어쩔 수 없는 위험인자와 환자의 노력을 통해 조절할 수 있는 위험인자로 구분됩니다. 고혈압의 위험인자를 이와 같이 구분하는 이유는 고혈압은 당뇨병 등 다른 대부분의 만성질환과 마찬가지로 의사의 노력과 함께 환자 스스로도 자신의 질병과 신체 상태를 꾸준히 관리하여야 하는 질병이기 때문입니다.
1) 환자가 조절할 수 없는 위험인자
- 나이 : 환자의 나이가 증가할수록 고혈압의 발생위험도 증가합니다.
- 가족력 : 고혈압은 유전적인 경향이 있습니다. 가족 중 고혈압 환자가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고혈압의 발생위험이 증가합니다.
2) 환자가 조절할 수 있는 위험인자
- 비만 : 체중이 증가할수록 고혈압이 생길 가능성이 높습니다.
- 활동 감소 : 신체활동이 적은 사람일수록 고혈압이 생길 가능성이 높습니다.
- 흡연 : 흡연은 혈관을 수축시키는 작용이 있을 뿐 아니라 혈전이 발생할 위험이 높아지므로 고혈압 환자는 절대 금연해야 합니다.
- 염분 섭취 : 염분은 삼투압 작용에 의해 혈액의 양을 증가시킵니다. 과도한 염분 섭취는 혈액 양을 증가시켜 혈압을 상승시킵니다.
- 스트레스 : 과도한 스트레스는 일시적으로 혈압을 상승시킵니다. 과식이나 흡연, 음주로 스트레스를 풀려고 하면 오히려 혈압을 올리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증상 및 합병증
대부분의 고혈압 환자는 혈압이 심각한 수준까지 올라갈 때조차도 무증상인 경우가 많습니다. 일부 고혈압 초기에 둔한 느낌의 두통이나 어지러움, 코피 등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으나 이는 일반적인 고혈압에서 볼 수 있는 전형적인 증상은 아닙니다.
그러나 혈압이 높은 상태가 장기적으로 지속되면 신체 각 부위에 다양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들 중 상당수는 심장발작이나 뇌졸중처럼 치명적인 문제를 발생시킵니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고혈압을 “침묵의 살인자”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고혈압을 잘 조절하지 않을 경우 나타날 수 있는 합병증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 출혈성 뇌혈관질환
- 허혈성 뇌혈관질환
- 심부전
- 관상동맥질환
- 부정맥
- 신부전
- 고혈압성 망막증
- 대동맥박리증
진단
혈압이 높다면 정기적으로 혈압을 재보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고혈압은 별다른 증상을 동반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혈압을 측정해보기 전에는 고혈압의 발생 여부를 확인할 방법이 없습니다.
고혈압은 여러 차례 병원 방문을 통해 적어도 2회 이상 측정하여 지속적으로 혈압이 140/90mmHg 이상일 경우에 고혈압으로 진단할 수 있습니다.
1. 혈압 측정 시 유의점
혈압은 활동, 기호식품 복용여부, 자세 등에 따라 크게 변화될 수 있어 정확한 측정을 위해서는 다음의 유의사항을 숙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 혈압 측정 30분 전에는 담배를 피우거나 커피를 마시지 않습니다.
- 측정 전, 발은 평평한 바닥에 디디고 의자에 등을 편하게 기대어 5분간 앉아 있습니다. 이때 팔은 심장 높이 정도의 탁자 위에 올려놓습니다.
- 팔이 편하게 노출될 수 있도록 가능하면 짧은 소매의 옷을 입는 것이 좋으며, 두꺼운 상의는 혈압을 높게 할 수 있어 가급적 벗고 재는 것이 좋습니다.
- 혈압 측정 전에 화장실은 미리 다녀오는 것이 좋습니다. 방광이 꽉 차게 되면 혈압측정값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 혈압을 잴 때는 상완 동맥의 박동을 촉지하고. 불규칙한 경우에는 자동혈압계 보다 수동 혈압계를 이용한 측정이 더 정확합니다.
- 양쪽 팔의 혈압을 각각 재고 차이가 나면 더 높은 쪽을 기록하지만 양쪽 팔의 혈압차이가 20이상 나는 경우에는 다시 혈압을 측정합니다.
치료
1. 고혈압 환자의 초기평가
1) 위험 요인 평가와 교정이 필요한 생활 습관
고혈압의 발생에 영향을 주는 위험 요인 중 환자에게 교정이 필요한 생활습관을 찾아내서 교육하고 바른 생활습관을 가지도록 중재하는 것이 고혈압의 치료 및 관리에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혈압을 낮추는데 그 효과가 밝혀진 중재에는 절주, 금연, 체중감량, 규칙적 운동, 저염식과 적절한 식이습관이 있습니다.
2) 동반 질환 평가
혈압을 잘 조절해야 하는 이유는 심뇌혈관 질환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함이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당뇨나 고지혈증처럼 고혈압과 그로 인한 합병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질환을 잘 관리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목표 혈압은 모든 환자에게 동일하지는 않고, 치료 방법 또한 환자 별로 다릅니다. 치료 방법과 목표를 결정하는데 있어 중요한 요인 중 하나는 심장, 신장, 뇌혈관 등 고혈압의 합병증이 흔히 발생하는 표적장기에 질환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 입니다.
2. 고혈압의 비 약물적 치료
금연, 절주, 식이요법, 규칙적인 운동 등 비 약물적 치료법은 고혈압의 치료를 위해 필수적으로 수행되어야 하며, 전단계 고혈압이나 정상혈압을 가진 성인 모두에게도 고혈압의 예방을 위해 추천되고 있습니다. (더욱 자세한 정보를 위해서는 고혈압의 식이요법과 고혈압의 운동요법부분 참고 하시기 바랍니다.)
1) 체중 감소
비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고혈압의 위험이 약 5배 가량 높고, 체지방이 10% 증가하면 수축기 혈압은 6mmHg, 이완기 혈압은 4mmHg 정도가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비만한 사람이 본인 체중의 10%를 줄이면 혈압은 5-20mmHg까지 감소할 수 있습니다.
2) 운동요법
운동은 주 3회, 한 번 시행 시 30분 정도의 속보 운동이 추천됩니다. 운동요법을 규칙적으로 시행할 경우 비록 체중이 감소되지 않더라도 운동 그 자체로 인해 수축기 및 이완기 혈압이 각각 5mmHg 정도 하강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운동할 때에는 손상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서서히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운동 전 충분히 준비운동을 하고, 운동 후에도 가볍게 정리 운동을 해야 합니다. 운동 강도는 점진적으로 높여야 합니다.
(1) 운동을 시작하기 전 검사가 필요한 경우
자신의 신체 상태에 무리가 되는 운동은 심장마비나 뇌졸중, 관절염 등을 유발하여 오히려 건강을 위협할 수 있습니다. 특히 다음에 해당하는 사람은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의사의 상담과 진찰을 통해 적절한 운동을 처방 받는 것이 좋습니다.
- 40세 이상의 남성, 50세 이상의 여성
- 흡연자
- 과체중이나 비만한 사람
- 고혈압이나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을 갖고 있는 경우
- 심장질환의 과거력이 있는 경우
- 55세 이전에 심장관련 질환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
- 운동 시 가슴통증이나 어지럼증을 느낀 경우
- 자신의 건강상태를 확신할 수 없는 경우
(2) 운동하는 중에 다음과 같은 증상을 하나라도 느낀다면 즉시 운동을 멈추고 병원을 방문하여야 합니다.
- 흉통, 가슴 답답함이나 조이는 느낌
- 어지럼증, 실신
- 팔이나 턱으로 전해지는 통증
- 심한 호흡곤란, 숨참
- 불규칙한 심장박동
- 심한 피로감
3) 식이요법
(1) 저염식
경증 고혈압 환자에서 4주간 염분 섭취를 1일 3g으로 줄인 결과 1일 12g의 염분을 섭취한 경우에 비해 수축기 혈압은 16mmHg, 이완기 혈압은 9mmHg 정도 감소된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싱겁게 먹는 사람의 경우도 하루 15g의 소금을 섭취하기 때문에 외국의 경우처럼 저염식을 제대로 시행하는 것은 매우 어려울 것입니다. 그러나 소금 섭취를 감소시키는 자체만으로도 어느 정도의 혈압강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므로 저염식을 꾸준히 지속적으로 시행할 필요가 있습니다.
(2) 칼륨, 칼슘 섭취
칼륨과 칼슘을 섭취하는 것이 혈압 강하에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신장기능이 나쁜 사람의 경우는 고칼륨혈증 등 치명적인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므로 반드시 주치의와 상의하여 결정하여야 합니다.
(3) 지방 섭취 감소
지방 섭취의 감소는 혈압감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전체적인 심혈관 질환의 감소를 위해서는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사람의 고지혈증은 지방이 많은 음식물의 섭취에 의한 것보다 유전적 요인 등 다른 요인에 의한 영향이 크기 때문에 운동과 식사량 조절을 통해 표준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4) 기타
(1) 금연
흡연 시 수축기 혈압은 4.8mmHg, 이완기 혈압은 3.9mmHg 정도 상승하며, 이러한 효과는 노인 환자에서 더 크게 나타납니다. 이처럼 흡연은 혈관을 수축시켜 혈압을 직접적으로 상승시킬 뿐 아니라 동맥경화를 촉진시켜 관상동맥질환이나 뇌혈관질환, 말초혈관질환의 위험을 크게 증가시킵니다. 그러므로 고혈압이 있는 사람은 반드시 금연해야 합니다.
(2) 절주
음주는 음주 당시에는 혈압을 다소 감소시키지만, 그 직후 및 만성적으로 혈압을 상승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성인 남성에서 허용되는 알코올 섭취량은 하루 28g 이내로 소주(50cc) 또는 맥주(350cc) 2잔에 해당합니다. (노인과 여성은 하루 1잔 이하) 또한 주중 횟수는 1주에 2회 이내로, 그 이상의 음주는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3) 스트레스, 수면장애
성인 고혈압의 상당 부분은 스트레스와 관련이 있습니다. 스트레스가 심할 경우 교감신경이 항진되면서 혈압이 상승됩니다. 간단한 스트레칭, 이완요법과 10분 이내의 명상법은 스트레스를 줄이는데 도움이 됩니다. 또한 불면증이 심하거나 수면